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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바 8 전에는 기존 구현체를 깨뜨리지 않고는 인터페이스에 메서드를 추가할 방법이 없었다. 인터페이스에 메서드를 추가하면 보통은 컴파일 오류가 나는데, 추가된 메서드가 우연히 기존 구현체에 이미 존재할 가능성은 아주 낮기 때문이다. 자바 8에 와서 기존 인터페이스에 메서드를 추가할 수 있도록 디폴트 메서드를 소개했지만, 위험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디폴트 메서드를 선언하면, 그 인터페이스를 구현한 후 디폴트 메서드를 재정의하지 않은 모든 클래스에서 디폴트 구현이 쓰이게 된다. 이처럼 자바에도 기존 인터페이스에 메서드를 추가하는 길이 열렸지만 모든 기존 구현체들과 매끄럽게 연동되리라는 보장은 없다. 자바 7까지의 세상에서는 모든 클래스가 "현재의 인터페이스에 새로운 메서드가 추가될 일은 영원히 없다"고 가정하고 작성됐으니 말이다. 디폴트 메서드는 구현 클래스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 채 합의 없이 무작정 넣어질 뿐이다.

자바 8에서는 핵심 컬렉션 인터페이스들에 다수의 디폴트 메서드가 추가되었다. 주로 람다를 활용하기 위해서다. 자바 라이브러리의 디폴트 메서드는 코드 품질이 높고 범용적이라 대부분 상황에서 잘 동작한다. 하지만 생각할 수 있는 모든 상황에서 불변식을 해치지 않는 디폴트 메서드를 작성하기란 어려운 법이다. 자바 8의 collection 인터페이스에 추가된 removeIf 메서드를 예로 생각해 보자. 이 메서드는 주어진 불리언 함수(predicate)가 true를 반환하는 모든 원소를 제거한다. 디폴트 구현은 반복자를 이용해 순회하면서 각 원소를 인수로 넣어 predicate를 호출하고, predicate가 true를 반환하면 반복자의 remove 메서드를 호출해 그 원소를 제거한다. 

이러한 코드보다 더 범용적으로 구현하기도 어렵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현존하는 모든 Collection 구현체와 잘 어우러지는 것은 아니다. 대표적인 예가 org.apache.commons.collections4.collection.SynchronizedCollection이다. 아파치 커먼즈 라이브러리의 이 클래스는 java.util의 Collections.synchronizedCollection 정적 팩터리 메서드가 반환하는 클래스와 비슷하다. 아파치 버전은 클라이언트가 제공한 객체로 락을 거는 능력을 추가로 제공한다. 즉, 모든 메서드에서 주어진 락 객체로 동기화한 후 내부 컬렉션 객체에 기능을 위임하는 래퍼 클래스다.

아파치의 SynchronizedCollection 클래스는 지금도 활발히 관리되고 있지만, 이 책을 쓰는 시점엔 removeIf 메서드를 재정의하지 않고 있다. 이 클래스를 자바 8과 함께 사용한다면, 자신이 한 약속을 더 이상 지키지 못하게 된다. 다시 말해 모든 메서드 호출을 알아서 동기화해주지 못한다. removeIf의 구현은 동기화에 관해 아무것도 모르므로 락 객체를 사용할 수 없다. 따라서 SynchronizedCollection 인스턴스를 여러 스레드가 공유하는 환경에서 한 스레드가 removeIf를 호출하면 ConcurrentModificationException이 발생하거나 다른 예기치 못한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자바 플랫폼 라이브러리에서도 이런 문제를 예방하기 위해 일련의 조치를 취했다. 예를 들어 구현한 인터페이스의 디폴트 메서드를 재정의하고, 다른 메서드에서는 디폴트 메서드를 호출하기 전에 필요한 작업을 수행하도록 했다. 예컨대 Collections.synchronizedCollection이 반환하는 package-private 클래스들은 removeIf를 재정의하고, 이를 호출하는 다른 메서드들은 디폴트 구현을 호출하기 전에 동기화를 하도록 했다. 하지만 자바 플랫폼에 속하지 않은 제 3의 기존 컬렉션 구현체들은 이런 언어 차원의 인터페이스 변화에 발맞춰 수정될 기회가 없었으며, 그중 일부는 여전히 수정되지 않고 있다. 디폴트 메서드는 기존 구현체에 런타임 오류를 일으킬 수 있다. 흔한 일은 아니지만, 나에게는 일어나지 않으리라는 보장도 없다. 자바 8은 컬렉션 인터페이스에 꽤 많은 디폴트 메서드를 추가했고, 그 결과 기존에 짜여진 많은 자바 코드가 영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인터페이스에 디폴트 메서드로 새 메서드를 추가하는 일은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피해야 한다. 추가하려는 디폴트 메서드가 기존 구현체들과 충돌하지는 않을지 심사숙고해야 함도 당연하다. 반면, 새로운 인터페이스를 만드는 경우라면 표준적인 메서드 구현을 제공하는데 아주 유용한 수단이며, 그 인터페이스를 더 쉽게 구현해 활용할 수 있게끔 해준다. 한편, 디폴트 메서드는 인터페이스로부터 메서드를 제거하거나 기존 메서드의 시그니처를 수정하는 용도가 아님을 명심해야 한다. 이런 형태로 인터페이스를 변경하면 반드시 기존 클라이언트를 망가뜨리게 된다. 핵심은 명백하다. 디폴트 메서드라는 도구가 생겼더라도 인터페이스를 설계할 때는 여전히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새로운 인터페이스라면 릴리즈 전에 반드시 테스트를 거쳐야 한다. 수많은 개발자가 그 인터페이스를 나름의 방식으로 구현할 것이니, 서로 다른 방식으로 최소한 세 가지는 구현해봐야 한다. 또한 각 인터페이스의 인스턴스를 다양한 작업에 활용하는 클라이언트도 여러 개 만들어봐야 한다. 새 인터페이스가 의도한 용도에 잘 부합하는지를 확인하는 길은 이처럼 험난하다. 이런 작업들을 거치면 인터페이스를 릴리스하기 전에, 즉 바로잡을 기회가 아직 남았을 때 결함을 찾아낼 수 있다. 인터페이스를 릴리스한 후라도 결함을 수정하는 게 가능한 경우도 있겠지만, 절대 그 가능성에 기대서는 안 된다.

요약하자면, 

디폴트 인터페이스가 등장한 가장 큰 이유는 자바 8부터 지원하는 람다를 활용하기 위해서이다. 기존 인터페이스를 구현한 구현체들에게 새로운 메서드를 추가하기 위해서이고, 덕분에 람다의 다양한 함수들을 자바8 이전 버전에서 사용하던 클래스들에서도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디폴트 메서드를 추가하는 일은 되도록 피하는 게 좋겠다. 디폴트 메서드는 관심사 분리와 설계적 측면에서의 기존 인터페이스의 관계와 맞지 않아 보인다. 따라서, 디폴트메서드를 세심한 주의 없이 추가하면 큰 사이드 이펙트를 맞이할 수 있다. 디폴트 메서드를 사용해야 한다면, 릴리즈 전에 반드시 꼼꼼히 테스트를 거치자.

 

출처: 이펙티브 자바 3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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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상클래스와 인터페이스는 자바가 다중 구현 매커니즘을 제공하는 방법이다. 자바 8부터는 인터페이스도 디폴트 메서드를 제공할 수 있게 되어 이제는 두 메커니즘 모두 인스턴스 메서드를 구현 형태로 제공할 수 있다. 둘의 가장 큰 차이는 추상 클래스가 정의한 타입을 구현하는 클래스는 반드시 추상 클래스의 하위 클래스가 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자바는 단일 상속만 지원하기 때문에, 추상 클래스 방식은 새로운 타입을 정의하는데 커다란 제약을 안게 되는 셈이다. 반면에 인터페이스가 선언한 메서드를 모두 정의하고 그 일반 규약을 잘 지킨 클래스라면 다른 어떤 클래스를 상속했든 같은 타입으로 취급된다.

자바에서는 기존 클래스 위에 새로운 추상 클래스를 넣기가 어렵지만, 인터페이스는 추가하기가 편하다. 인터페이스가 요구하는 메서드를 추가하고, 클래스 선언에 implements 구문만 추가하면 끝이다. 인터페이스의 장점은 믹스인 정의에 안성맞춤이라는 것이다. 믹스인이란 클래스가 구현할 수 있는 타입으로, 믹스인을 구현한 클래스에 원래의 주된 타입 외에도 특정 선택적 행위를 제공한다고 선언하는 효과를 준다. 예를 들어, Comparable은 자신을 구현한 클래스의 인스턴스들끼리는 순서를 정할 수 있다고 선언하는 믹스인 인터페이스다. 이처럼 대상 타입의 주된 기능에 선택적 기능을 혼합한다고해서 믹스인이라 부른다. 추상 클래스로는 믹스인을 정의할 수 없다. 이유는 기존 클래스에 덧씌울 수 없기 때문이다. 클래스는 한 개 이상의 부모 클래스를 가질 수 없고, 클래스 계층구조에는 믹스인을 삽입하기에 합리적인 위치가 없기 때문이다.

래퍼 클래스 관용구와 함께 사용하면 인터페이스는 기능을 향상시키는 안전하고 강력한 수단이 된다. 타입을 추상 클래스로 정의해두면 그 타입에 기능을 추가하는 방법은 상속뿐이다. 상속해서 만든 클래스는 래퍼 클래스보다 활용도가 떨어지고 깨지기는 더 쉽다. 인터페이스의 메서드 중 구현 방법이 명백한 것이 있다면, 그 구현을 디폴트 메서드로 제공해 프로그래머들의 일감을 덜어줄 수 있다. 디폴트 메서드를 제공할 때는 상속하려는 사람을 위한 설명을 @implSpec 자바독 태그를 붙여 문서화해야 한다. 디폴트 메서드에도 제약은 있다. 많은 인터페이스가 equals와 hashCode 같은 Object의 메서드를 정의하고 있지만, 이들은 디폴트 메서드로 제공해서는 안된다. 또한 인터페이스는 인스턴스 필드를 가질 수 없고, private 정적 메서드는 가질수 있지만, public이 아닌 정적 멤버는 가질 수 없다. 마지막으로, 자신이 만들지 않은 인터페이스에는 디폴트 메서드를 추가할 수 없다.

인터페이스와 추상 골격 구현 클래스를 함께 제공하는 식으로 인터페이스와 추상 클래스의 장점을 모두 취하는 방법도 있다. 인터페이스로는 타입을 정의하고, 필요하면 디폴트 메서드 몇 개도 함께 제공한다. 그리고 골격 구현 클래스는 나머지 메서드들까지 구현한다. 이렇게 해두면 단순히 골격 구현을 확장하는 것만으로 이 인터페이스를 구현하는데 필요한 일이 대부분 완료된다. 이것이 바로 템플릿 메서드 패턴이다.

관례상 인터페이스 이름이 Interface라면 그 골격 구현 클래스의 이름은 AbstractInterface로 짓는다. 좋은 예로, 컬렉션 프레임워크의 AbstractCollection, AbstractSet, AbstractList, AbstractMap 각각이 바로 핵심 컬렉션 인터페이스의 골격 구현이다.

골격 구현 클래스의 아름다움은 추상 클래스처럼 구현을 도와주는 동시에, 추상 클래스로 타입을 정의할 때 따라오는 심각한 제약에서는 자유롭다는 점에 있다. 골격 구현을 확장하는 것으로 인터페이스 구현이 거의 끝나지만, 꼭 이렇게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구조상 골격 구현을 확장하지 못하는 처지라면 인터페이스를 직접 구현해야 한다. 이런 경우라도 인터페이스가 직접 제공하는 디폴트 메서드의 이점을 여전히 누릴 수 있다. 또한, 골격 구현 클래스를 우회적으로 이용할 수도 있다. 인터페이스를 구현한 클래스에서 해당 골격 구현을 확장한 private 내부 클래스를 정의하고, 각 메서드 호출을 내부 클래스의 인스턴스에 전달하는 것이다. 래퍼 클래스와 비슷한 이 방식을 시뮬레이트한 다중 상속이라 하며, 다중 상속의 많은 장점을 제공하는 동시에 단점은 피하게 해준다.

 

골격 구현 작성은 상대적으로 쉽다. 가장 먼저, 인터페이스를 잘 살펴 다른 메서드들의 구현에 사용되는 기반 메서드들을 선정한다. 이 기반 메서드들은 골격 구현에서는 추상 메서드가 될 것이다. 그 다음으로, 기반 메서드들을 사용해 직접 구현할 수 있는 메서드를 모두 디폴트 메서드로 제공한다. 단 equals와 hashcode 같은 Object의 메서드는 디폴트 메서드로 제공하면 안 된다는 사실을 항상 유념하자. 만약 인터페이스의 메서드 모두가 기반 메서드와 디폴트 메서드가 된다면 골격 구현 클래스를 별도로 만들 이유는 없다. 기반 메서드나 디폴트 메서드로 만들지 못한 메서드가 남아 있다면, 이 인터페이스를 구현하는 골격 구현 클래스를 하나 만들어 남은 메서드들을 작성해 넣는다. 골격 구현 클래스에는 필요하면 public이 아닌 필드와 메서드를 추가해도 된다.

 

요약하자면,

일반적으로 다중 구현용 타입으로는 인터페이스가 가장 적합하다. 복잡한 인터페이스라면 구현하는 수고를 덜어주는 골격 구현을 함께 제공하는 방법을 꼭 고려해보자. 골격 구현은 '가능한 한' 인터페이스의 디폴트 메서드로 제공하여 그 인터페이스를 구현한 모든 곳에서 활용하도록 하는 것이 좋다. '가능한 한'이라고 한 이유는, 인터페이스에 걸려 있는 구현상의 제약 때문에 골격 구현을 추상 클래스로 제공하는 경우가 더 흔하기 때문이다.

 

출처: 이펙티브 자바 3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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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서 의미하는 상속은 인터페이스를 통한 상속이 아니라 클래스가 다른 클래스를 확장하는 구현 상속이다.

상속은 코드를 재사용하기 위한 수단이기는 하지만 항상 최선의 수단은 아니다. 상위 클래스와 하위 클래스를 모두 같은 프로그래머가 통제하는 패키지 안에서라면 상속도 안전한 방법이다. 확장할 목적으로 설계되었고 문서화도 잘 된 클래스도 마찬가지로 안전하다. 하지만 클래스를 패키지 경계를 넘어서 다른 패키지의 클래스를 통해 상속하는 일은 지양해야 한다. 

상속은 캡슐화를 깨뜨린다. 상속한 클래스들끼리 각자의 변화에 큰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상속은 반드시 하위 클래스가 상위 클래스의 진짜 하위 타입인 상황에서만 쓰여야 한다. 다르게 말하면, 클래스 B가 클래스 A와 is-a 관계일 때만 클래스 A를 상속해야 한다. 클래스 A를 상속하는 클래스 B를 작성하려 한다면 B가 정말 A인가? 라고 자문해보자. 그렇다고 확신할 수 없다면 B는 A를 상속해서는 안 된다. 그런 경우는 A를 private 인스턴스로 두고, A와는 다른 API를 제공해야 하는 상황이 대다수다. 즉, A는 B의 필수 구성요소가 아니라 구현하는 방법의 하나일 뿐이다.

컴포지션을 써야 할 상황에서 상속을 사용하는 건 내부 구현을 불필요하게 노출하는 꼴이다. 그 결과 API가 내부 구현에 묶이고 그 클래스의 성능도 영원히 제한된다. 더 심각한 문제는 클라이언트가 노출된 내부에 직접 접근할 수 있다는 점이다. 다른 문제는 접어두더라도, 사용자를 혼란스럽게 할 수 있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클라이언트에서 상위 클래스를 직접 수정하여 하위 클래스의 불변식을 해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예를 들어, Properties는 키와 값으로 문자열만 허용하도록 설계하려 했으나, 상위 클래스인 Hash Table의 메소드를 직접 호출하면 이 불변식을 깨버릴 수 있다. 불변식이 한번 깨지면 load와 store 같은 다른 Properties API는 더 이상 사용할 수 없다. 이 문제가 밝혀졌을 때는 이미 수많은 사용자가 문자열 이외의 타입을 Properties의 키나 값으로 사용하고 있었다. 문제를 바로잡기에는 너무 늦어버린 것이다.

컴포지션 대신 상속을 사용하기로 결정하기 전에 마지막으로 자문해야 할 질문을 소개한다. 확장하려는 클래스의 API에 아무런 결함이 없는가? 결함이 있다면, 이 결함이 여러분 클래스의 API까지 전파돼도 괜찮은가? 컴포지션으로는 이런 결함을 숨기는 새로운 API를 설계할 수 있지만, 상속은 상위 클래스의 API를 그 결함까지도 그대로 승계한다.

요약하자면,

상속은 강력하지만 캡슐화를 해친다는 문제가 있다. 상속은 상위 클래스와 하위 클래스가 순수한 is-a 관계일 때만 써야 한다. is-a 관계일 때도 안심할 수만은 없는 게, 하위 클래스의 패키지가 상위 클래스와 다르고, 상위 클래스가 확장을 고려해 설계되지 않았다면 여전히 문제가 될 수 있다. 상속의 취약점을 피하려면 상속 대신 컴포지션과 전달을 사용하자. 특히 래퍼 클래스로 구현할 적당한 인터페이스가 있다면 더욱 그렇다. 래퍼 클래스는 하위 클래스보다 견고하고 강력하다.

 

출처: 이펙티브 자바 3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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